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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봄, 저는 고등학교에 들어갔습니다.
그럭저럭 학교 생활에 적응해가던 무렵, 시험기간에 독서실에 다니게 됐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곳에 함께 다니던 같은 반 친구가 난데없이 고백을 해왔습니다.
널..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아했어..
순진한 얼굴에 작고 말랐던 그 아이..
저는 단 한번도 그 아이를 친구이상으로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있잖아.. 미안해..
너한테 상처 주고 싶지 않지만..
나는 널 친구 이상으로 본적이 없어.
그러니까 우리 앞으로도 계속 친구로.. 잘 지내자~
미 안 해..
하지만 다음날 학교에 갔더니 이미 반에는 소문이 쫙 퍼져있었고
그는 책상에 엎드려 풀이 죽은 모습이었습니다.
너무 미안하고 그와 마주치는 것 조차 어색했습니다.
앞으로도 학교에서 계속 봐야 하는데..
이렇게 불편하게 지낼 수는 없겠다 싶어 제가 먼저 더 친한 척 다가갔습니다.
정말 미안해.. 힘내~
다행이 얼마 뒤부터 그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기 시작했고
저에게도 예전처럼 편하게 대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2학년이 되었고 각자 다른 반에 가게 됐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도 첫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됐지만
그때도 그는 저를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제 설레는 사랑만으로도 벅차 그를 돌아볼 여유는 없었습니다.
그 후로 시간이 흘러 우리는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그는 몇 번인가 저에게 고백을 해왔지만
그때마다 제 곁에는 늘 다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그저 어릴 때부터 항상 제가 힘들 때 편히 기댈 수 있는 친구였을 뿐이었습니다.
그래도 끊임없이 저에게 고백하고
다시 거절당하면서도 한결같이 저만 바라보는 그를 보며
주변 친구들은 대단하단 말을 하곤 했습니다.
친구로는 좋지만 남자로는 느껴지지 않았던 그에게
자꾸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상처를 주게 되는 이 상황이 저 역시 너무 지치고 불편했습니다.
야~ 너 때문에 난 늘 나쁜 사람이 되잖아~
우리 앞으로 그만 연락하자.
어릴 때부터 나에게 넌 그냥 친구야.
그런데 넌 왜 날 항상 나쁜애를 만들어??
그렇게 서로 모진 말을 하다가 전화를 끊어도
결국 항상 그가 먼저 연락을 해왔습니다.
이런 일이 수없이 반복되다가 결국
그는 저에게 큰 상처를 받고 완전히 연락을 끊었습니다.
어느새 제 나이 26
그와 연락을 끊은 지 3년이 흐르는 동안,
때론 그가 많이 그리웠지만 먼저 연락을 할 용기는 없었습니다.
친구로 보고 싶은 건지, 남자로서 그리운 건지, 스스로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버스에서 그를 보았습니다.
눈이 마주쳤지만 그가 저를 싫어할 것 같아 환급하게 내리고 있는데
그가 제 이름을 부르며 따라 내렸습니다.
나를 부르는 이 다정한 목소리가 얼마만인지..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어?? 오랜만이다..
실은 아까 나도 너 봤는데...
나도 너 정말 보고 싶었는데..
아니, 난 일부러 널 모른 척.. 한 게 아니고..
괜찮아. 우리 커피 마시러 갈까?
이 동네는 니가 잘 알지?
우리 가자~
그렇게 언제나 그래왔듯 그가 먼저 손을 내밀어 주었고
우리는 그날 이후 서로를 연인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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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타이밍이고 인연은 정말 있습니다.
열일곱 어린 나이에 만나 사랑을 시작했다면
우린 아마도 스쳐 지나간 짧은 인연이었을지도 모릅니다.
10년은 친구로,
3년은 연인으로,
그리고 앞으로 남은 인생은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게 될 나에 사람.
내 곁에 와주어 참 감사합니다.
영원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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