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퇴근하던 길,
저는 우연히 본 여자에게 첫눈에 반해버렸습니다.
맵시 있는 빨간 치마에 고운 화장을 한 그녀는
제 시선을 사로 잡아 버렸습니다.
저.. 저.. 저기요??
퇴근길에 여러 번 보게 됐는데요
저 이상한 사람은 아닙니다
첫눈에..
반했습니다
혹시 실례지만 남자친구 있으신가요?"
아~ 예
있어요
아..
남자친구가 없는게 이상한 거죠..
예..
아.. 그럼요.
친구로 연락이라도 하고 싶은데..
괜찮으시면..
번호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연락하실 마음이 없으시면
그냥 막 다른 번호 찍어주셔도 됩니다.
그냥 가면 제가 너무 민망하잖아요 ^^;
제 인생 처음으로 길거리 헌팅을 해볼 정도로
그녀는 매력적이었습니다.
다행히도 그녀는 저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번호를 찍어주고 갔습니다.
문자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자주 연락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녀는 평일에는 쇼핑몰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오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용돈과 학비를 벌며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남자친구가 군대에 가 있는데
얼마 후면 제대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전 그 전에 영화라도 함께 보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하게 됐지만
영화 내용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오직 그녀만이 보였으니까요.
하지만 이후 그녀는 남자친구가 곧 제대를 하기에
계속 연락하기는 어렵겠다는 말을 했고
그렇게 우리는 딱 한번의 만남 이후 연락을 끊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새해 초,
집에 가던 길에 우연히 그녀를 만났던 곳을 지나치게 되어서
오랜만에 연락을 해봤습니다.
잘 지내니?
나도 잘 지내
지금도 그 남자친구랑 잘 지내고?
아.. 오빠
저 헤어 진지 좀 됐어요.
그녀에 말에 전 다시 용기를 내 보기로 했습니다.
일단은 그녀와 만날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는데
저 멀리서 다가오는 그녀는 여전히 예뻤습니다.
우리는 호프집 앉아 한참을 웃고 떠들다 헤어졌고
그 후로도 몇 번을 더 만났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바빴습니다.
평일엔 쇼핑몰, 주말엔 아르바이트..
그렇게 저와의 연락을 띄엄띄엄 이어갔습니다.
그래서 전 어느 날 차를 마시며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습니다.
음.. 넌 오빠를 어떻게 생각해?
아직 모르겠어요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
더 만나봐야 알 것 같아요
다행이었습니다. 싫은 건 아니니까.
그것만으로도 앞으로 더 잘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자신감마저 붙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하루 이틀씩 띄엄띄엄 이어지는 연락은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만나자고 하면 바쁘다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그러다 이젠 저에 문자에 답장조차 없어져
무슨 일이 있나 싶어 메신저에 들어가보니
그녀의 프로필엔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글과 사진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렇게 연락도 없고 늘 바쁘다고 했던 건
나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었는데..
전 정말 눈치도 없고 어리석은 바보였습니다.
어느덧 따스한 봄이 왔지만
제 마음엔 여전히 차가운 바람이 붑니다.
남녀 사이에 시간이란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건가 봅니다.
누군가에게는 조금도 내어줄 수 없는 시간이
또 다른 이에게는 어떻게든 만들어주고 싶은 거..
안타깝게도 그녀에게 저는 전자였습니다.
그녀는 나를 좋아하지 않았기에
바쁘다는 말로 간곡하게 거절을 했었다는 걸..
너무나 가슴 아픈 진실 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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