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제가 일하는 회사에 선배였습니다.
광고계에 처음 뛰어들어 정말 정신없이 일 배울때
그 사람은 많은 것을 알려주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우리는 집 방향도 같았기에 종종 저를 데려다 주곤 했고
그러면서 우리 사이엔 자연스레 사랑이란 감정이 생겨났습니다.
하하 난 니가 입을 크게 하고 웃으면
덩달아서 기분이 좋아지더라.
앞으로도 웃는거 자주보면 좋겠는데..
우리 사귀자^^
앞으로는 선배 말고 오빠라고 불러~
치~ ㅎㅎ
알겠어요 오빠^^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습니다.
주말이면 함께 출사를 다니고
회사일이 늦게 끝나도 늘 그 사람과 함께 일때가 많았기에
힘든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2년을 만나는 동안 위태위태 할때도 있었지요.
결혼문제 때문이였습니다.
적령기를 훌쩍 지난 그였지만 집안에 빚을 갚아야 했고
그 때문에 결혼얘기만 나오면 날카로와졌습니다.
또 결혼얘기냐?
나는 결혼 못해!
왜 내가 결혼해서 사랑하는 사람까지 나 때문에 고생시키냐
그게 너라서 나는 더 못한다..결혼.
사랑하면 같이 이겨내면 되지,
그럼 오빤 평생 혼자 살라고?
넌 몰라, 얼마나 고생스러울지
나는 우리 어머니 보면 알아
괜히 고생하려고 하지 말고
결혼할 생각이면 다른 사람 만나는게 좋을 것 같다.
급기야는 다른 남자를 만나라는 그 날의 싸움.
저는 할말을 잃었습니다.
저는 함께 짊어지고 가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는 달랐습니다.
홀어머니도 모셔야 하고
빚도 갚아야 하고,
그런 모든 것이 그에게는
혼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일 뿐이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2년 3개월 만에 헤어졌습니다.
그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너희 집에서는 너 빨리 시집 보내고 싶어 하시잖아.
비겁하다고 욕해도 좋아
미안해
넌 나 같은 사람 말고
좀더 너를 행복하게 해줄
그런 남자를 만나야 해
전 붙잡았지만, 그 사람은 끝내 제 손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를 매일 보며 지낼 수 없어서
다른 회사로 옮겨 갔고
지금은 어느 정도 감정 정리도 된듯 합니다.
그런데 몇 일전 너무나 더워서 흘러내린 머리를 올려 묶으며
예전에 그가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난 여자가 머리 묶는게 제일 좋더라.
특히 니가
그래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어떻게 지내?
생각나서 문자했어
나 오빠한테 하고 싶은 말 있어
좀 뜬금없는 문자이긴한데..
나는 오빠가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음, 뭐 열심히 살고 있어
그리고
나도 전 처럼 니가 많이 웃고 그랬으면 참 좋겠어
한참 동안 문자를 바라보며 그와의 시간을 떠올려 봤습니다.
행복했지만 우리 인연이 부부에 연은 아니였음을 인정하기까지
아마도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요.
그래도 이별 후 진심으로 서로에 행복을 빌 수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이별이 언제나 사랑 끝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하지만 현실에 무게에 눌리고
한계에 부딪치면서 이별을 맞기도 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헤어진 뒤 서로의 행복을 빌어줄 수 있다면
우린 참 괜찮은 사랑을 했구나라고 말해도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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