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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이맘 때,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난 그 사람은
처음부터 저와 쿵짝이 잘 맞았습니다.
그래서 계속 장난치고 시비 걸며 술을 마시다 우린 제법 친해졌습니다.
그리고 2차로 간 노래방에서
그는 저의 약지손가락에 끼여있던 반지를 달라고 하더니
자신의 새끼손가락에 껴보았습니다.
여자 약지손가락에 맞는 반지가
남자 새끼손가락에 맞으면 천생연분이라던데..
야~ 아.. 근데 반지가 안빠지네
어?? 진짜 안 빠져~ 안되겠다
다음에 만날 때 줄께. 니 번호 줘봐~
연락해도 되지?
그렇게 우리는 연인으로 발전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만남이었지만
그는 제 삶에 안정감을 주었습니다.
싸울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행복한 순간이 더 많았습니다.
어느새 우리가 사귄지 2년째 되던 무렵,
하필 우리에 기념일에 휴가가 생긴 겁니다.
그는 기념일을 같이 보내고 싶다고 가지 말라고 했지만
이미 여행 예약을 해놓은 상태라 저는 여행을 감행했습니다.
하지만 전 푸켓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왼쪽 대퇴부와 골반이 부러지고
윗니와 코뼈까지 부러지는 큰 사고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저는 응급수술을 받았고
이 사실을 안 남자친구는 당장 푸켓에 오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가지 말라고 했잖아.
아니다 아니다.
일단 내가 너 있는 곳으로 당장 갈 테니까,
울지 말고~
알았지?
수술은 끝났지만 저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고
이대로는 한국으로 갈 수 없다는 의사에 진단에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었습니다.
그 사람이 푸켓까지 날아와주었지만
여전히 제 마음은 지옥과도 다름 없었습니다.
이렇게 누워만 있는 저에게 해줄 수 있는게 없다며
그는 오히려 미안해 했습니다.
그래도 저를 웃게 해주려는 오빠 덕에
그 힘든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가서 맛있는 거 많이 먹자~
곧 갈수 있을 거야.
그리고 열흘 뒤, 태국의사를 대동한 한국행 일정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저는 한국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4개월 뒤 목발을 짚고 활동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저는 심한 우울증에 걸렸습니다.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 다리와 제한적인 움직임으로 답답했던 저는
그 짜증을 모두 남자친구에게 부렸습니다.
아~ 답답해
오빠도 내가 답답하지?
응??
말해봐~
아 왜 그래~ 난 괜찮아
이제 넌 많이 나아졌고
곧 있으면 예전처럼 편하게 생활할 수 있을 거야
아니 그게 도대체 언제야?
지금 1년 가까이 이러고 있는데.. 응??
그에 잘못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저는 가장 편하고 가까운 사이였기에
이 힘든 감정을 그에게 풀어 놨던 겁니다.
결국 우리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 감정싸움에 힘들어 하다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제가 사고를 당한지 1년
우리가 사귄지는 3년 만에 일이었습니다.
그 후, 먹먹한 가슴으로 지금 것 잘 견뎌왔지만
지난 달 그의 결혼 소식을 듣고 난 뒤로
다시 혼란스러워졌습니다.
우리가 헤어지고 2년이 지났으니
얼마든지 다른 사람을 만날 수도 있는 건데..
이렇게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제 마음은 아직인가 봅니다.
나를 많이 사랑해 주었던 그 이기에
이렇게 된게 모두 내 탓인 것만 같아서
우리의 모든 기억이 그저 후회로 남습니다.

내 인생 가장 힘든 시절을 함께 했던 그 사람.
난 해준 것 없이
그저 그에 사랑을 받기만 했던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그가 우리에 지난 시절을 떠올리면
그저 힘들고 지친 기억뿐일까 봐
그게 가장 싫었는데..
이젠 완전히 끝나버렸습니다.
한없이 착하고 따뜻했던 그가
행복하길 바래주고 싶지만 여전히 자신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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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이야기(실연글귀) _ 이별 .. 이젠 모든 기억이 그저 후회로 남는다> LOVE GAME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