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3년을 잘 만나오던 남자친구가
선본 여자랑 결혼을 해야겠다며
불쑥 헤어지잔 이야길 해왔습니다.
이 나이에 누굴 만날 수 있을까
무척 절망스러운 그때,
마침 회사에서 전주에 지사를 낸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서울을 떠나 바쁘게 새로운 일에 적응하다 보면
괴로운 감정도 좀 더 빨리 정리되겠지 싶어
바로 지원을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전주에서의 생활.
난생 처음 혼자 살아보는 것이니
마냥 자유로울 줄 알았지만
이별 후유증에다가 외로움까지 더해져
힘들 때가 더 많았습니다.
서울에 있는 친구들에게 연락하는 것도 지치고
가끔 주말에 놀러 오는 지인들을 만나는 것도
딱 그때 뿐이고
그들이 떠난 뒤엔 더 공허하고 힘들었습니다.
그럴 때면 SNS에 일기처럼 이런 글을 올리곤 했습니다.
누군가 봐주겠지 하는 마음과 함께
그저 넋두리 하듯 어딘가에 쏟아내고 싶었던 겁니다.
"전주 생활엔 익숙해 졌지만
이 외로움엔 적응이 안 된다.
힘들다. T.T"
그런데 어느 주말,
대학 친구 하나가 불쑥 연락을 해왔습니다.
여보세요?
회사 언제 끝나?
곧 끝나겠지. 근데 왜?
어, 니네 회사 앞이야
회사 앞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끝나면 와~
천천히 와도 돼
나 혼자 잘 놀고 있으마
알겠지? 끊는다
그로 말할 것 같으면 대학 때 저에게 고백을 했던 친구인데
제가 매몰차게 거절하자 곧바로
그럼 그냥 친구로 잘 지내지 뭐~
라고 말해서 어색해질 수도 있는 상황을
오히려 편하게 풀어줬던 주인공이었습니다.
그 후로는 정말 동성친구라도 된 것처럼 편하게 지내면서
졸업 후 지금까지도 간간히 연락을 주고 받았습니다.
그 동안에도 불쑥 연락하던 녀석이었기에
그리 낯선 일만은 아닐 텐데
왜 그리 심장이 두근거리던지..
놀란가슴을 진정시키며 그가 있는 카페로 갔습니다.
어떻게 된 거야?
나 어제부터 휴가라,
겸사겸사 왔으니까 전주 구경시켜줘
SNS에다 니가 힘들다고 써놨잖아
나도 봄에 일 힘들어 했을 때 기억나?
그때 정말 회사사람들에게 배신감 느끼고 힘들어 했었는데..
그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너더라
니가 막 외롭다고 당장 오라고 하는 것 같길래.. ㅎㅎ
내가 좀 오버했냐?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제가 늘 힘든 일이 있을 땐
투정을 잘 받아주던 친구라서 그랬을까요?
이번에도 전 SNS에 글을 올리며
그에 얼굴을 가장 먼저 떠올리긴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냥 친구라서 생각난거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그에 이야기를 들으니 정곡을 찔린 듯 당황스러웠습니다.
나도 모르게 진심이 있는 걸까 싶기도 했고,
그날 우린 마침 저녁을 함께 먹고 차를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여기 온걸 보면 모르겠어?
나 지금도 너 좋아해
근데 너한테 부담 줄 생각은 없어
그냥 마음 정리되면 한번 생각해 봐
내가 니 짝으로 어떤지..
어.. 그랬구나..
아니 난 좀... 갑작스러워서..
생각할 시간을 줘
헤어진지 얼마 안된 상황이라 모든게 두려웠지만
그 친구는 저의 마음이 다 정리될 때까지 기다려줬습니다.
그리고 이젠 확실히 알 것 같습니다.
내가 가장 힘들고 외로웠을 때 왜 그를 떠올렸는지,
내 마음 한구석에선 힘들 때마다 손잡아 주던
다정한 그를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어떤 사랑은 외로움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을 때,
세상에 나 혼자 뿐은 것 같은 외로움이 차오를 때,
그제서야 떠오르는 누군가의 얼굴.
그리고 그 순간 두 마음이 맞닿는 다면
기적 같은 또 하나의 사랑이 시작 됩니다.
나의 외로움이 그를 내 곁으로 불러온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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