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이야기(실연글귀) _ 바쁘다는 말은 단지 변명일 뿐..

그때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기 위해

정신 없이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연애에는 관심조차 생기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회생활에 적응이 되어 이제 연애 좀 해볼까 했을 땐

이미 주위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수없이 소개팅을 해봤지만 좀처럼 인연이 나타나질 않아

4년 넘게 솔로로 지냈습니다.

 

그러다 정말 우연히 친구 대타로 나갔던 소개팅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그쪽에서 소개팅 하기로 한 사람..

 

제가 아닌 거 알고 계시죠?
 제 친구가 갑자기 회사에 불려나가서 제가 나왔어요.

 

 

어?? 이야기 못 들으셨구나.

저도 대타로 나온 건데..
 저와 그쪽이 만날 인연이었나 보네요 ㅎㅎ
 뭐 기왕 이렇게 나오신 거 맛있는 거나 먹고 가시죠.

 

 

서로 별 기대 없이 만났기 때문일까요?

이전에 했던 소개팅과는 달리

형식적인 질문이나 어색한 리액션은 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토요일에 만나고 바로 다음날 또 만날 약속을 잡았고

우리는 그 후로 주말마다 만났습니다.

 

개봉영화란 죄다 함께 보고

서울의 맛집이란 맛집은 전부 다녔습니다.

연애를 하니 무료하던 일상이 빛나기 시작했고 정말 행복했습니다.

 

애정표현이 서툰 저와는 달리

그는 매사에 뜨겁고 열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사귄지 2년쯤 되었을 때부터

그의 애정표현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오던 문자가 줄었고

출퇴근 길에 걸려오던 전화도 건너 뛸 때가 많았습니다.

 

 

우리 회사 이번에 감원한 거 알지?
 그래서 우리가 해야 될 일이 더 많아졌거든..

많이 바쁠 거 같아

​
 여보세요? 나 오늘도 일 늦게 끝날 거 같아~

​
 야.. 나 지금 회의 중이야

나중에 걸께

 

 

그는 무척 바쁜 듯 했고

저도 처음엔 그냥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그의 태도는 무관심, 싸늘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도 전 성격상 보채거나 투정을 부리진 않았는데

그런 시간이 5개월이 넘어가자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전 우리 사이에 변화를 주기 위해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어느 날 월차까지 써서 그를 위한 3단 도시락을 싸들고 회사로 찾아갔습니다.

퇴근시간에 맞추어 차를 대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 끝났어?

오늘은 야근 안 한다고 했던 거 같은데.. 맞지?

 

 

야~ 오늘 나 워크샵 간다고 말 안 했나?
 나 지금 1박2일로 홍천 왔어

 야야~ 사람들이 부른다 
 어~ 알았어

내 차례지? 금방 갈께~
 나중에 통화하자 끊는다

 

 

어??

어.. 알겠어

 

 

사실 요즘의 그는 늘 이런 식 이었습니다.

나와 통화 할 때는 늘 바쁘다고, 피곤하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땐 저토록 밝은 목소리

 

이젠 나에게 연락할 이유조차 없다는 듯한 그런 무신경한 반응에

서러운 눈물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그 후로 전 며칠 동안 연락을 안 했지만

그에게서도 역시 문자 한 통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그는 동창 모임에도 혼자 나왔었고

아주 즐겁고 유쾌해 보였다고 합니다.

 

내가 없는 그를 상상할 수 없을 거라 믿었는데

현실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가만히 지난 우리의 몇 개월을 돌아보니

그가 연락하지 않은 이유는 바빠서가 아니라

사랑이 식어서였다는 걸..

 전 그제서야 완전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이 나를 위해 쓸 시간이 1분도 남아있지 않다는 건

나를 향한 마음도 사라졌다는 뜻일 겁니다.

 

저는 그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7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끓어오르던 사랑과 열정 대신

무관심과 권태로움만 남아있던 우리

 

제가 그를 만나 가장 잘 한 것은

용기 내어 먼저 이별을 말한 것일 겁니다.

 

 

Love Story 카테고리에 가시면 더욱 다양한 연애, 사랑 이야기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 [Love Story.. 사랑은..]을 꾸욱~ 눌러주세요.

 

 

 

<이별 이야기(실연글귀) _ 바쁘다는 말은 단지 변명일 뿐..> LOVE GAME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