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이야기(사랑글귀) _ 사랑은.. 믿음을 타고 내게 온다

그 해, 겨울 저는 수능시험이 끝나고

아이스크림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함께 일하던 여자 알바생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저보다 2살이 많고

미대 편입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집안 사정이 안 좋아 새벽부터 밤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원비와 교통비를 벌고 있다는 이야기에

저는 점점 더 그녀가 좋아졌습니다.

 

친해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제법 가까워졌다고 느꼈을 때 고백을 했습니다.

 

 

누나.. 나랑 사귀지 않을래요?

 

 

그 사람도 나에게 호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녀는 굉장히 난처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너랑 우리집이랑은 차이가 있어서 힘들어...

그냥 친하게만 지내자.

 

 

사실 우리집이 그리 잘 사는 편은 아니지만

아버지께서 고위 공무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그녀였기에

완강히 반대했던 겁니다.

 

하지만 며칠에 걸쳐 노력한끝에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고

드디어 우리의 행복한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느새 우리가 사귄지 3년쯤 되었을 때

부모님이 여자친구의 존재를 알게 되셨습니다.

 

두 분은 그 사람의 집안 사정도 변변치 않고,

나이도 많고, 학벌도 별로라며 반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몰래 몰래 그녀를 만나야 했지만

혹시나 나중에 부모님께서 그녀 때문에 성적도 안나오고

취직도 못했다고 하실까봐 더욱 열심히 노력 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장학금도 받았고 취직도 금방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7년..

이제는 정말 부모님께 그녀의 존재를 알리고

결혼을 할 시기가 온 겁니다.

 

 

아.. 정말 이제 피할 수가 없게 됐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 부모님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봐야 하다니..
 

아.. 정말 싫다.

 

 

혼자만의 고민에 잠도 잘 안 오고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기도 했습니다.

 

 

 

 

결국 저는 집 앞 카페로 그녀를 불러

힘들게 이별을 이야기했습니다.

 

 

아니야~ 아니야~

부모님이 반대하시는 거 난 다 이해해

나는 괜찮아

 우리 같이 견뎌내 보자. 난 그럴 수 있어

그러니까 우리 헤어지지 말자 T.T

 

 

아니야. 당신이 많이 힘들 거야

우리 부모님.. 꺾기 힘든 분들이셔

 게다가 이제 난 지방에서 근무해서

당신이 힘들 때 옆에서 지켜줄 수도 없을 거 같고..

 

그러느니 지금 헤어지는 게 나아
 서로 사랑할 때 이렇게 헤어지자

 

 

결국 그녀도 제 뜻을 받아들이곤 힘없이 일어섰습니다.

 

 

그래..

당신이 이렇게 단호한 거 처음 봐

 

알았어 나 먼저 갈께..

 

 

그런데 흐느끼며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니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 겁니다.

달려가 그 사람을 힘 것 붙잡았습니다.

 

 

미안해. 내가 잘못 생각했어

다신 헤어지자는 말.. 안 할께

 

그리고 또 2년이 흘렀고,

다시 한번 집에다 결혼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두 분은 전보다 더 완강하게 반대하셨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부모님을 설득해봤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편지를 남기고

둘만의 결혼식을 올려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그 흔한 웨딩 촬영도,

해외로의 신혼여행도 못 갔지만,

지금 것 단 한번도 제 결정을 후회해본 적은 없습니다.

 

이토록 나를 믿어주고 시랑 해주는 그녀가 없었다면

제 인생도 무너졌을 테니까요.

 

 

 

 

사랑의 또 다른 말은 믿음 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믿어주던 그녀가 있었기에

저는 지금의 행복을 만났습니다.

 

물론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 한 켠이 아파오지만

두분도 언젠간 우리의 행복을 인정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제 믿음이 이번에도 틀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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